티스토리 뷰
목차
면접장에 앉은 예순 넘은 지원자에게 면접관이 묻습니다. 본인의 강점이 뭐냐고. 경험은 많은데 나이가 많다고, 지원자가 웃으며 답합니다. 이 한 장면이 《인턴》의 설계도를 거의 다 보여 줍니다. 강점과 약점이 같은 문장 안에 들어 있고, 그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최민식입니다.
개봉은 내일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평가가 아니라 기대의 기록입니다. 예고편과 소개 영상으로 공개된 범위까지만 따라가고, 이야기가 어디로 착지하는지는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공식 포스터
영화 소개·리뷰 목적으로만 인용했으며 저작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기본 정보 — 감독부터 개봉일까지
| 제목 | 인턴 (2026) |
|---|---|
| 감독 | 김도영 |
| 주연 | 최민식(김기호 역), 한소희(선우 역) |
| 조연 | 김준한, 류혜영 등 |
| 개봉 | 2026년 9월 16일, 추석 연휴 개봉 예정 |
| 장르 |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
| 원작 | 2015년 미국 영화 《인턴》의 한국판 리메이크 |
| 제작 / 배급 | 앤솔로지스튜디오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최민식을 인턴 자리에 앉힌다는 발상 — 원작과 한국의 조건
먼저 원작 이야기를 짧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2015년 미국 영화 《인턴》은 낸시 마이어스가 연출했고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은퇴한 노년의 남성이 젊은 여성 CEO가 이끄는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간다는 설정 하나로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한국판이 가져온 것은 이 뼈대입니다.
그런데 뼈대만 같다고 같은 영화가 되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은퇴'와 '재취업'은 미국과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진 단어니까요. 정년이 끝난 뒤에도 20년, 30년을 더 일해야 하는 세대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세대가 들어가야 할 일터는 대개 자기가 쌓아 온 경력과 아무 상관이 없는 곳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김기호는 출판사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전국 지도를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한 분야에서 평생을 채운 사람이 다시 가장 낮은 직급의 이름표를 다는 것, 그게 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캐스팅이 흥미로운 지점도 여기입니다. 최민식은 스크린에서 좀처럼 약자의 자리에 서지 않았던 배우입니다. 압도하는 쪽, 판을 뒤집는 쪽이었죠. 그런 배우가 커피 심부름과 복사기 앞에서 쩔쩔매는 그림은 그 자체로 낯설고, 낯설어서 궁금합니다. 게다가 이 배우의 무기는 대사보다 침묵이었습니다. 말을 아끼고 상대를 응시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장악해 온 사람이, 이번에는 아무도 말을 걸어 주지 않는 자리에서 그 침묵을 써야 합니다. 같은 도구가 정반대의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이 영화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한소희 쪽도 마찬가지로 시험대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라는 배역은 자칫하면 유능함을 설명하는 대사만 늘어놓다 끝나기 쉽습니다. 회의실에서 결정을 내리는 속도, 투자자 앞에서 표정을 관리하는 방식, 혼자 남았을 때 무너지는 각도 같은 것들이 쌓여야 비로소 창업자로 보입니다. 두 배우 사이의 나이 차가 서른 살 안팎이라는 사실도 이 영화에선 장애가 아니라 연료입니다.
연출은 김도영 감독이 맡았습니다. 해외 원작을 한국 정서로 옮겨 본 경험이 있는 연출자로 알려졌습니다. 리메이크에서 진짜 시험대는 웃음의 번역입니다. 원작의 유머는 미국식 오피스 문화 위에 세워져 있는데, 한국 회사의 호칭과 위계와 회식 문화는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예고편에서 기호가 줄임말과 신조어 앞에서 멈칫하는 장면들은 그 번역이 어느 쪽으로 향하는지 보여 주는 표본처럼 보입니다. 명절 연휴 극장에 걸린다는 사실도 이 작품의 성격을 짐작하게 합니다. 온 가족이 한 상영관에 앉는 시기에,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동시에 자기 이야기라고 느낄 여지를 가진 소재는 흔치 않습니다.
우투라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첫 몇 주 — 공개된 전개
무대가 되는 회사는 '우투'라는 이름의 패션 스타트업입니다.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억대를 찍었고, 그 회사를 만든 사람이 한소희가 연기하는 젊은 대표 선우입니다. 실버 인턴 제도로 채용된 기호는 하필 대표 직속으로 배정됩니다.
회사의 규모를 굳이 숫자로 적어 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3년 만에 100억대 매출이라는 건 아직 시스템보다 사람의 감각으로 굴러가는 단계라는 뜻이고, 그런 조직에서 대표의 판단은 곧 회사의 판단입니다. 기호가 들어가는 곳이 대기업의 정돈된 부서가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규칙이 바뀌는 현장이라는 사실이, 이 영화의 마찰을 만들어 내는 조건입니다.
선우는 이 배치가 반갑지 않습니다. 아버지뻘 인턴이 자기 옆자리에 앉는 상황이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지금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투자자들이 전문 경영인을 데려오자고 압박하는 중이거든요.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자기 자리를 의심받는 사람의 표정, 예고편에서 한소희가 보여 주는 얼굴은 대체로 그 쪽입니다.
기호 쪽도 순탄하지 않습니다. 자유분방한 업무 방식과 디지털 도구 앞에서 자꾸 속도가 밀리고, 할 일이 없어 자리만 지키는 날이 이어집니다. 월급 루팡 소리까지 듣습니다. 출근길에 크림빵이며 오란다 같은 옛날 간식을 챙겨 오는 습관은 웃기려고 넣은 장치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사람이 어느 시대에서 걸어왔는지를 한 컷으로 말해 줍니다.
세대차를 다루는 방식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흔한 설정이라면 노인이 기계를 못 다뤄 망신을 당하고 젊은 직원들이 웃는 장면에서 멈추겠지만, 공개된 대목들은 그 웃음의 방향이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인상을 줍니다. 줄임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과 줄임말밖에 쓸 줄 모르는 사람이 같은 회의실에 있을 때, 곤란해지는 쪽은 사실 둘 다니까요.

반전은 기호가 시키지 않은 일을 찾아내면서 시작됩니다. 어질러진 샘플실을 말없이 정리하고, 손이 모자란 동료의 일을 나눠 맡습니다. 경력이란 결국 무엇을 할 줄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는 눈이라는 걸, 이 대목이 조용히 증명합니다.
이 장면들이 반가운 건 이 영화가 인물을 설득하는 순서를 알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관계는 대화로 풀리지 않습니다. 일로 풀립니다. 기호가 선우에게 인정받는 과정에 훈계나 인생 조언이 끼어들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이어서 그는 대표의 수행 기사 역할을 자처합니다. 30년간 지도를 만들며 익힌 전국의 길을 꿰고 있어서, 미팅 동선이 어긋난 순간에 해법을 내놓습니다. 그러고는 경영권 압박에 지쳐 있던 선우를 업무적인 언어로 다독입니다. 위로가 아니라 이해에 가까운 방식으로요. 경험과 젊음이 서로의 빈틈을 채우는 동반자 관계로 나아간다는 것이, 지금까지 공개된 소개의 요지입니다.
예고편이 끝내 답하지 않는 구간 — 남겨진 두 개의 매듭
여기서부터가 극장에 갈 이유입니다. 공개된 자료들은 두 개의 매듭을 묶어 놓기만 하고 풀지 않습니다.
하나는 선우의 자리입니다. 전문 경영인을 앉히라는 요구는 선우가 회사의 얼굴로 남을지 창업자라는 이름표만 남길지를 가르는 문제입니다. 젊은 창업자가 자신이 만든 조직에서 밀려나는 구도는 현실에서도 흔하고, 그래서 이 갈등이 훈훈하게만 정리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기호 자신입니다. 인턴 계약이 끝난 뒤 그가 정규직으로 남을지, 그를 데려가려는 회사 안팎의 손짓에 어떻게 답할지가 궁금증으로 남습니다. 60대에게 다시 한번 선택지가 주어지는 상황 자체가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도발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대개의 재취업 서사에서 노년의 인물은 선택받는 쪽에만 놓이는데, 여기서는 그가 고르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두 매듭이 서로 묶여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선우가 회사를 지키는 방식과 기호가 남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는 같은 질문의 앞뒷면입니다. 경험을 값으로 쳐 주지 않는 회사라면 둘 다 자리를 잃을 테고, 반대라면 둘 다 남겠지요. 이야기가 이 연결을 얼마나 단단히 붙들고 가는지가 작품의 완성도를 가를 겁니다.
그리고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생기는 세 번째 물음이 있습니다. 원작을 이미 본 관객은 결말을 안다고 여기기 쉽지만, 한국판이 같은 길을 걸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은퇴와 정년, 세대 갈등, 창업 생태계를 둘러싼 조건이 원작의 무대와 다른 이상, 두 인물이 도착하는 자리도 달라질 여지가 충분합니다. 저는 바로 그 차이를 확인하러 갈 생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봉일이 언제인가요?
A. 2026년 9월 16일, 추석 연휴에 맞춰 극장 개봉 예정입니다.
Q.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가요?
A. 아닙니다. 실화가 아니라 2015년 미국 영화 《인턴》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입니다.
Q. 원작을 먼저 보고 가야 하나요?
A.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설정을 공유할 뿐 별개의 작품으로 만들어졌고, 원작을 모르고 봐도 이해에 걸림돌이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각색의 차이를 비교하며 보고 싶다면 미리 챙겨 보는 쪽이 재미있습니다.
Q. 러닝타임과 관람등급은 나왔나요?
A.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공식 수치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예매 페이지의 상영 정보를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결론 — 익숙한 이야기를 한국의 일터 위에 세울 때
《인턴》이 기대되는 이유는 소재가 새로워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익숙한 이야기를 한국의 일터 위에 다시 세웠을 때 무엇이 남는지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30년을 채운 사람의 경력이 요즘의 사무실에서 여전히 값을 하는가. 아직 답할 수 없는 질문이고, 답은 극장에만 있습니다.
'영화 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암살자(들)>(26/9/23) 줄거리·출연진 기대 포인트 (0) | 2026.09.19 |
|---|---|
| 타짜: 벨제붑의 노래 개봉일·줄거리·출연진 기대 포인트 (0) | 2026.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