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15일, 치안본부장 강민창은 하루 전 숨진 서울대생의 사인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냉수를 몇 컵 마신 뒤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것, 그러니까 단순 쇼크사라는 취지였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처음 활자로 읽었을 때 화보다 어이없음이 먼저 왔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 죽음을 설명하는 말이 저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저 말을 국가가 공식 발표로 내놨다는 것. 서른 해가 넘게 지난 지금도 저 한 문장이 그대로 기억에 남아 있는 걸 보면, 거짓말은 정교할 때보다 허술할 때 더 오래 남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그 발표는 나흘 만에 무너집니다. 1월 19일 경찰은 물고문 사실을 공식 인정했고, 그해 6월 거리는 이 사건의 이름을 부르며 가득 찼습니다. 장준환 감독..
영화 리뷰
2026. 9. 12.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