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앙드레김, 남진, 이만기, 김동건. 《국제시장》에 실명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인 하나, 패션 디자이너 하나, 가수 하나, 씨름 선수 하나, 방송 진행자 하나. 이 다섯을 나란히 적어 놓고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덕수의 인생을 통째로 뒤집어 놓은 사건들은 전부 국가가 내린 결정의 결과인데, 정작 그 결정을 내린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화면에 없거든요. 유명해진 개인은 나오고, 결정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붙들 질문은 "이 영화가 아버지 세대를 잘 그렸는가"가 아닙니다. 개인이 한 번도 참여하지 못한 결정의 결과를, 영화가 개인의 선택으로 번역할 때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는가. 파독도 파병도 기록상으로는 국가와 국가가 맺은 계약의 산물인데, 영화는 그 계..
영화 리뷰
2026. 9. 14.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