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겨눈 쪽과 겨눠진 쪽이 같은 말로 인사를 나눕니다. 《밀정》의 첫 시퀀스에서 제 귀에 먼저 걸린 것은 총성이 아니라 그 사실이었습니다. 침략의 역사를 통과한 나라에서 자란 탓인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웬만하면 빠뜨리지 않고 보는 편인데,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오래 남았습니다.김지운 감독이 2016년에 내놓은 이 영화는 1923년의 이른바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어느 편인지 끝에 가서 분명히 알려 줍니다. 그런데 그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에게는 그 확인이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따라가려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행동으로 증명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의 진심은 어디에 기록되는가. 제작사: 영화사 그림 · 배급사: 워너브러더..
1981년 부산, 한 변호사가 등기소 앞에서 자기 이름이 박힌 명함을 손수 돌립니다. 법복을 벗고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고, 선배 법조인들이 품위 떨어진다며 손대지 않던 부동산 등기를 파고드는 중입니다. 《변호인》은 이 남자가 아주 잘 풀리는 장면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평온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서두르지 않고 순서대로 보여 줍니다.스포일러 안내: 이 글에는 결말이 포함됩니다.실존 형사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이며, 송우석·박진우 등 극중 인물명은 실명이 아니라 각색된 이름입니다. 제작사: 위더스필름 · 배급사: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 출처: 공식 포스터기본 정보제목변호인 (The Attorney)감독양우석 (장편 데뷔작)개봉2013년 12월 18일러닝타임127분관람등급15세 이상 ..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역사 영화가 긴장감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계유정난의 결말을 알면서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913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 조선 역사의 가장 비극적인 정변을 배경으로, 관상(觀相)이라는 동양의 민속 신앙을 정교하게 얹어 탄생한 작품입니다. 단순한 사극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운명을 동시에 다루는 야사(野史)에 가까운 영화라는 것이 제 솔직한 평가입니다.이미지 출처: 영화 《관상》(2013) 공식 포스터, 제작: 쇼박스·주피터필름, 배급: 쇼박스.포스터는 영화 소개 및 리뷰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연출 의도와 배우 캐스팅 — 감독이 설계한 장치들일반적으로 영화의 첫 장면은 주인공 소개로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